산티아고(Santiago = San + Diego)는 성 야고보(Jacobus)의 스페인식 표기인데, 야고보는 사도 요한의 형이다. 그는 예수의 사도로서는 첫번째로 순교하였는데, 전승에 의하면 순교하기 전에 에스파냐에서 설교를 하였다고 한다. 그의 유해는 에스파냐 북서부 갈리시아 지방으로 옮겨졌고, 후일 이곳에 성 야고보를 기리는 성당이 세워지면서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도시가 형성되었다. 성 야고보는 에스파냐의 수호성인이며, 카미노 여행길 곳곳에 보이는 가리비 조개는 그를 상징하는 문양이다.
10여 년 전부터 이 순례길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흐지부지해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열광적으로 도보여행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왜일까? 고속전철의 시대에 무엇 때문에 사람들은 ‘사서 고생을 하는 걸까……’ 그 진짜 이유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진정한 삶과 공간에 대한 욕구일 수도 있다. 그런데 떠나는 이유는 제각각 모두 다르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들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어떤 여행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산티아고에서 걷는 길은 타인과의 소통, 자기성찰, 영적 탐구로 변한다. 어느 틈에 여행자는 자신의 진정한 본질을 찾아 떠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 여행으로 인해 인생을 바꾸기도 하는 것이다. 이 책의 지은이는 17년째 직업 기자로 살아왔고, 2008년 4월 11일부터 5월 14일까지 34일간 카미노를 걸으면서 자신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굳이 산티아고라는 길을 찾아 걷는 이유'를 내밀하게 들여다보며 적어 내려간 기록을 책으로 펴냈다.
내일은 어디에 갈지 고민할 필요도 없이 배낭을 메고 걸어갈 체력만 있으면, 그저 화살표를 따라 쭉 걷기만 하면 되는 길이라는 단순한 이유는 누구에게나 무척 매력적이다. 육체의 고단함과 일상의 단순함 속에서는 스스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기 마련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길이라 하더라도 800킬로미터를 걷는 일은 아무래도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일이니까. 대한민국 남자들이라면 피해갈 수 없었던 군복무 시절, 누구나 일정한 무게의 짐을 지고 걸어가는 경험을 해봤겠지만, 그 길은 물음표를 안고 떠나 본 시간이 아니었기에 그리 큰 의미를 지니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 길을 걸어간다고 해서 누구나 인생을 풀어나갈 정답이나 키워드를 찾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두가 답이 없는 인생을 끌어안은 채 불안해하고 외로워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세상의 속도는 잠시 뒤로 한 채, 나 자신의 속도를 발견하는 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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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 - ![]() 김희경 지음/푸른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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