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러의 맛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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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남 그리고 치유의 공간 이야기, <찾거나 혹은 버리거나 in 부에노스아이레스>











얼마 전, 김영하의 책에 대한 글을 적으면서 그동안 많이 다루어져 왔던 도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단순히 여행지에서의 느낌을 감성적으로 풀어낸 에세이는 아니라는 점이 눈여겨볼 만한 책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 책도 요즘 유행하는 류의 감성적인 사진과 얄팍한 감성 에세이를 곁들인 조악한 에세이는 아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여행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수록해놓은 실용서는 더더욱 아니고, 오히려 책을 처음 접하면서 흔히 기대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많은 것들을 느끼고 얻어갈 수 있는 한 권이라는 설명이 적합할 듯 싶다.  








남미, 아르헨티나는 아직까지 한국에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한 여행자료가 발간되어 있는 나라다. 이 책에서는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전달한다. 독자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읽고 있는 것이 여행 에세이인지, 소설인지 분간하기가 힘들다. 모든 인물들이 가명으로 등장하거나 진짜 이름을 감추고 있어 그 모호한 느낌을 한결 더하고 있다.




 



굉장히 잘 쓴 책이라거나 문장이 유려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조금은 투박하다고 해야 할까. 작가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잘 모르겠지만, 중간중간 이건 여자들이 가질 수 있는 사랑에 대한 일종의 판타지fantasy가 아닐까 하는 부분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을 때 밑줄을 그어두고 싶은 부분이 꽤 많이 나온다는 점은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한 권을 다 읽었는데 밑줄을 그어두거나 메모지를 끼워두고 싶은 페이지가 단 한 장도 없는 책은 굉장히 슬픈 책이다. 인쇄하느라 펄프로 사용된 나무들이 아깝다고 느껴질 정도의 책이라면 굉장히 불운한 책이다. 독자에게도 작가에게도. 하지만, 이 책은 충분히 읽어볼 만한 책이다. 밑줄 그어두고 싶은 페이지가 많은 책이니까. 




이 책은 시종일관 여행 그 자체에 대한 다양한 종류의 키워드, 그리고 만남과 사랑에 대한 다양한 키워드를 독자들에게 던져준다. 사람들은 힘들때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한다. 그곳에 가면 새로운 희망이 있거나 그간의 삶을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는 모티브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안고서. 그런데 세상 어디를 가도 달라지는 건 없다. 그곳 사람에게는 그곳도 신기할 게 하나도 없는 지루한 일상일 뿐이니까. 




사람은 누구나 상처를 가지고 살아간다. 때론 남에게 상처를 주고, 그 자신이 상처를 받기도 한다. 인간은 나약하기에 그 아픔을 지고 평생을 살아가야만 하는 존재이다. 그 상처를 애써 바라보지 않고 외면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때뿐이다. 때문에 누구에게나 그 상처를 보듬어줄 누군가가 절실히 필요하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그런 누군가가 어딘가에 반드시 존재한다.  




오늘도 대한민국에는 자기계발서가 넘쳐난다. 7개의 통장을 관리하라거나 20대부터 재테크를 시작해야 한다는 책들이 인기다. 심지어 만남과 마음 속 상처의 치유에 대한 책도 자기계발서로 나오고 있다. 수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어도 정말 힘든 삶의 순간에는 가까운 친구가 무심코 던졌던 말 한 마디가, 성경에서 봐왔던 익숙한 구절이, 그리고 흥미롭게 읽었던 어느 소설 속 인물의 대사 한 마디가 힘이 되어 온다. 정말 힘든 삶의 순간에는 자기계발서에서 봤었던 뻔한 조언 몇 마디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흔하디 흔한 감성적 여행 에세이 뿐만 아니라, 뻔한 이야기만 늘어놓는 자기계발서보다도 훨씬 더 나은 선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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