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가지고 싶은 책이 있다. Italian Joy 원판. 번역본으로 몇 번이고 읽은 끝에 원서로 읽고 단어 하나하나가 내포하는 미묘한 어감이나 의미 차이까지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원서를 구입하기로 결심한 날, 별 생각없이 예스24로 들어가서 Italian Joy를 검색창에 입력했다.
7만원이 넘는다.
한국어판은 15,000원인데 가격차가 너무 심해서 원서 구입을 보류했다. 대출해서라도 읽어보려는 심산에 학교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검색해도 나오지 않길래 그대로 접어두었다. 그렇게 몇 달의 시간이 지났다.
왜 갑자기 이탈리안 조이라는 말이 떠올랐을까. 오늘 별 생각없이 학교 도서관에서 검색창에 Italian Joy를 입력했다. 서고에 이탈리안 조이 원서가 있다는 검색결과를 보고 바로 대출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읽는 내내 왜 진작 원서로 보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판본은 훨씬 크고 두툼한 종이는 낱장 하나하나까지 꼼꼼하게 박음질처리되어 있었다. 대충 본드로 발라낸 인쇄본보다는 페이지마다 느껴지는 박음질이 가져다주는 질감이 훨씬 더 고급스럽게 다가온다.
사실 한국어판의 번역도 손색없이 매끄러웠는데, 원서를 보면서 역자의 판단에 따라 번역을 생략한 부분도 있다는 점을 알았다. 그중 하나는 Carla Coulson이 니콘 카메라를 라이카 카메라로 바꾸는 부분인데, 흥미로운 것은 라이카를 카메라 중의 '마놀로 블라닉'에 비유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한국어판의 두 배가까이되는 커다란 판형을(A4용지보다 조금 작다, 표지는 하드커버)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녀의 사진들이 훨씬 생생하게 느껴진다. 단지 사이즈가 커졌을 뿐인데 사진 한 장 한 장의 메시지가 훨씬 더 진하게 느껴진다.
아마존닷컴에 들어가 이탈리안 조이를 검색해본다. 미국에서의 정가는 40달러고 지금은 세일 중이라 30달러에 팔고 있다. 왜 한국에서는 7만원이 넘는걸까(환율이 지금처럼 급등하기 훨씬 오래 전부터 7만원이 넘었다). 새것에 가까운 상태의 중고책이 단돈 5.88달러에 팔리고 있다. 7만원과 5.88달러의 간극이 너무나도 크게 느껴진다.
대출한 책을 마음껏 읽는 것으로라도 소유욕을 달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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