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러의 맛있는 이야기

배낭여행

나는 식품첨가물이 싫다.

  맛이 좋기로 소문이 나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떡볶이집에서 떡볶이 한 접시를 시켰다. 방금 막 떡볶이가 떨어졌다며 조금만 기다리라는 말에 떡볶이 만드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물을 붓는다. 떡 한 봉지를 풀어넣는다. 고추장을(떡볶이용 양념 고추장인 듯) 숟가락으로 퍼 넣는다. 흑설탕을 퍼 넣는다. 마지막으로, 쇠고기 맛나를 가득 가득 부어넣는다. 경악했다. 나 뿐이었을까? 코 앞에서 이런 장면을 보고도 다들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걸까? 멸치나 쇠고기를 우려낸 국물을 넣은 것도 아니다. 야채를 썰어넣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떡과 고추장, 설탕 만으로 소비자를 만족시킬 맛을 내기 위해서는 조미료를 들이부어넣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소문난 떡볶이 맛은 결국 조미료 맛이었구나.

  먹을거리는 생명과 직접 연결된다는 면에서 다른 여타의 안정성보다 더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점점 더 그 양과 종류가 많아지고 있는 유해화학물질은 어떠한 위험성이 있는지 잘 알려지지도, 연구되지도 않은 채 이미 우리의 입 속에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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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케줄에 쫓겨 제대로 밥을 챙겨먹을 시간이 없다보면 어쩔 수 없이 편의점에서 가공식품을 집어들게 된다. 일단 유통기한을 확인하면서 어떤 종류의 첨가물들이 들어있는지를 본다면 다시 진열대에 내려놓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산도조절제, 변성전분, 엘글루타민산나트륨, 프로필렌글리콜 따위다는 다 무어란 말인가). 하지만 일단 배가 고프다는 일차적인 현실에 굴복하고 그냥 계산대로 들고 간다. 비닐을 벗기지 않고 전자렌지에 데우면서 또 한 번 생각한다. 식품에 비닐이 맞닿은 채로 열을 가하면 환경호르몬이 분비된다던데.

  매년 가공식품 업체들은 오만가지 신제품들을 시장에 쏟아낸다. 이 회사들이 생산하는 식품 속에는 거의 대부분 인공향료를 비롯 온갖 식품첨가물이 들어있다. 많은 소비자들이 수많은 식품 브랜드는 잘 기억하지만, 자신의 미각을 사로잡은 그 '맛'의 근원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향료를 만드는 회사는 자신이 만들고 있는 향료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무엇이 들어있는지 결코 밝히지 않는다.

  나는 대체 왜 양송이 덮밥 소스에 합성착향료를 비롯, '양송이향'이 들어가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바나나 우유의 진하고 달콤한 바나나 맛이 액상과당, 백설탕, 치자황색소, 바나나향으로부터 나온다는 점과 같은 맥락일까. 왜 집에서 감자를 직접 썰어 튀기면 유명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 먹던 감자튀김 맛이 나질 않는걸까? 패스트푸드점에서 파는 감자튀김은 어떻게 전국의 전 지점이 균일한 맛을 유지할까. 그 맛은 감자도, 기름도 아닌 향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미국의 식품 저널리스트 에릭 슐로서는 저서 <패스트푸드 왕국>에서 감자튀김에 향료가 사용되고 있음을 폭로하고 있다.

  허가받았다고 해서 안전한 물질이라고 쉬이 납득할 수는 없다. 10년, 혹은 20년이 넘도록 사용되어 오던 첨가물들이 하루아침에 사용 금지 조치가 취해지는가 하면(수십년간 먹어온 국민들은 어찌할 것인가) 나라에 따라 허가가 되기도 하고, 금지 목록에 등재되어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맞다. 경영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해보자. 식품회사들은 마케팅의 가장 기본적인 이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을 따름이다. 그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소비자의 건강이 아니라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남아야한다는 절박한 생존 논리다. 조금 맛이 없더라도 제대로 된 식품을 먹고 싶다는 일부 소비자의 의지는 그들의 관심사가 아니다.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는 마케팅의 기초에 비추어 본다면 오히려 손가락질을 받아야 할 것은 오늘날의 소비자인지도 모른다.

목적 달성을 위한 쉬운 길이 바로 눈 앞에 보이는데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할 이유가 없다. 가공식품 회사들은 소비자의 궁극적인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자신들의 이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되어 있다.
- 안병수,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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