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몽마르뜨는 풍차가 돌아가는 시골마을이었다. 지금도 풍차가 몇 개는 남아있다. 하지만 20세기 들어 가난한 화가와 시인들이 이곳에 모여 살게 되었다. 자신의 그림을 진열해놓고 파는 화가들, 그리고 화가들 앞에 앉아 자신의 초상화를 주문하는 여행객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난 이곳의 느낌이 참 좋았다. 창조적인 예술과 문학의 기운이 역동하는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피카소와 고흐도 이곳에서 살았었다.
몽마르뜨 언덕에서 끈을 가지고 있는 흑인들이 다가와 뭔가 보여주겠다며 계속 접근했다. 이런 수법, 익히 들어서 알고 있다. 손가락에 이리저리 색깔 끈을 휘휘 감아 이런저런 모양을 만들며 정신을 빼놓는 사이에 다른 일행이 주머니를 털어가거나, 소매치기가 아니라면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 보여준 후 돈을 요구한다고 말이다. 당연히, 관심없다는 의사를 표명했는데 이 자식들 어깨까지 툭툭치면서 말을 건다.
관심보이지 않는게 상책이라 생각해 그냥 계속해서 가던 길을 걸으니 영어모르는 동양인인 줄 알았는지 뒤에다 대고 비아냥거리는 말을 던진다.
"헤이, 아시안 가이, 대체 뭐가 그리 바쁜거야?"
(순화한 것임. 실제로는 더한 표현을 들었다)
아까부터 관심없다는 데도 자꾸만 말을 걸고, 어깨를 툭툭칠때도 상당히 짜증이났었다.
그런데 이런 말까지 들어가며 삭일 생각은 없다. 젠장,
"이런, 끈.돌.이. 주제에 말 정말 많네, 남이사 신경끄시지- "
바로 응수했더니 떨어져나갔다. 잠시 후 다른 동양인 여행객에게 접근해 그 여행각의 손가락에 웃으며 실을 거는 모습이 보인다.
날씨가 무척 더웠다. 잠시 숙소로 돌아왔더니 동생은 잠이 들어버렸다. 망고 요구르트를 퍼먹고 사과와 프랑스 초콜릿 쿠키를 먹었다. 초콜릿 쿠키가 마음에 든다. 촉촉하게 배어있는 초콜릿 덕에 쿠키가 입 안에서 녹아내린다. 느끼하거나 니글거리는 맛도 아니고 끝맛도 깔끔하다. 과자회사들이 간과하고 있는 초콜릿 쿠키의 중요한 점 하나는 끝맛이 찐득하게 입 안에 남아있으면 개운치 못한 느낌을 받는다는건데, 이 녀석은 개운한 마지막 터치가 무척이나 흡족했다.
빵 뿐만 아니라 과자도 좋아해서 유럽에 와서 이것저것 과자를 사다먹어봤는데 외국과자가 한국인 입맛에 맞기란 그리 쉽지 않았다. 각 국 사람들의 취향과 생활패턴에 최적화시키기 때문인 것 같았다. 하다못해 우리나라의 초코파이도 러시아로 갈 때면 날씨때문에 당분 섭취를 많이 하는 생활패턴을 하는 현지인들에 맞춰 당도를 높여 출시하는 등 현지 최적화 과정을 거친다고 하지 않나.
상대적으로 우리의 입맛 상태에서 동떨어진, 지나치게 강한 당도를 지녔다거나 너무 느끼하다면 목 안으로 삼키기가 부담스러운 법이다. 실제로 독일이나 스위스에서는 과자 선택에 실패하기도 했었는데, 여기에서 몇 가지 고른 프랑스 과자가 너무 맛있고 달콤해서 정말 좋았다. 한국에서는 일주일에 평균 4번 정도는 2시간씩 운동을 했었는데 유럽에서는 운동은 중단한 채 먹는 양은 나날이 늘고 있어 살이 찌고 있다. 허나, 이렇게 찐 살 걱정을 하면서도 자몽 쥬스를 들이키고 있다. 어쩔 수 없다. 프랑스는 정말 먹거리의 천국이다.
포름데알 근처에서 발품을 팔았다. 가이드북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현지인으로 북적이는 레스토랑을 찾기 위해서였다. 우리가 자리를 잡은 식당 종업원은 영어를 전혀 할 줄 몰라 주문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분명히 고기를 웰던으로 해달라고 했는데 레어에 가까운 미디움으로 나온데다 고기는 질겨 씹느라 턱이 아팠다. 육질도 이제까지 파리에서 맛 본 스테이크들에 미치지 못했고 모짜렐라 치즈나 야채 샐러드의 신선도도 조금 미흡했다. 다만, 어린 강낭콩을 껍질째 삶아낸 것은 부드럽고 맛이 좋았다. 배가 어느정도 부른 후에야 주변 풍경에 눈에 들어왔다. 옆 테이블의 청년들은 생크림을 듬뿍 얹은 아이스크림을 떠먹으며 뭔가 열심히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뒤의 테이플에서는 인자인 인상의 할아버지가 스테이크를 자르며 신문을 보고 계셨다.
해가 지기 시작하자 우린 개선문의 야경을 보고 샹젤리제 거리를 걸었다. 바닥에 떨어져있는 르몽드지의 날짜가 19일로 되어있어 우린 잠시 혼란에 빠졌다. 우리는 20일자 항공기를 타고 한국으로 간다. 그렇다면 만약 오늘이 18일이 아니라 19일이라면 내일 우린 샤를 드골 공항으로 가야한다는 말이다. 헉, 우리가 여행을 하면서 언제부턴가 시간 계산을 하루씩 밀려버린걸까? 근처 호텔 두 군데를 들러 오늘의 날짜와 시각을 자꾸만 확인했다. 아니다. 18일이 맞았다. 18일 저녁, 샹젤리제 바닥에 떨어져있던 19일자 르몽드지 한 부가 빚어낸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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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제리제 거리 * 콩코르드 광장
건 시간 : 2007/10/04 17:56 / 건 곳 : 필그레이's 컬처 파르페 삭제이번엔 두가지 함께 갑니다...^_^ 노래로 더 유명한 것 같은...오~샹제리제...거리 와 피맺힌 역사의 현장,콩코르드 광장 입니다. 우선 '콩코르드 광장'은 역사,위치,규모면에서 파리 시내 수많은 광장 중에 으뜸이라고 합니다. 서쪽으로는 샹제리제 거리에서 개선문에 이르는 전망이 펼쳐지고 그 반대방향으로는 튈르리 정원과 루브르 궁전 경관이 펼쳐진답니다. 북쪽의 마들렌 교회,남쪽의 앵발리드 방면으로 보는 전망도 좋습니다. 콩코르드 광장의 중심에 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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