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 아침이면 루체른에는 야외농장시장이 열린다. 토요일 아침 일찍 퍼대 자고 있는(동생이 잠이 정말 많다) 동생을 뒤로 하고 혼자 카메라를 들고 아침공기를 마시면서 시가지를 걸어다녔다. 카펠교 옆에 열리는 이 야외농장시장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지역 생산물- 야생 버섯, 호박, 다양한 생화 -과 스위스 전역에서 몰려온 온갖 식재료들을 볼 수 있다. 각종 빵과 다양한 치즈, 허브도 빼놓을 수 없다. 스위스에서는 과일을 다양하게 활용하는데, 이방인이 시장에서 과일을 만지작거리면 차분하게 어떻게 요리를 하면 맛이 있는지 설명해준다. 간혹, 영어로 설명해주는 이가 있어 그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떤 맛이 나올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된다.
윌리엄 텔도 자신이 쏜 사과로 사과 튀김을 만들어 먹었을 것이라며 너털 웃음을 짓는 할아버지의 설명 속에 대체 사과 튀김은 무슨 맛일까- 입맛을 한 번 다셔본다(이제까지 20년이 넘도록 살면서 단 한번도 사과를 튀겨 먹는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치즈하면 네덜란드가 유명하지만, 스위스인들에게도 낙농은 예술의 경지까지 끌어올린 분야라 할 수 있다. 100킬로그램 가량의 에멘탈 치즈 한 덩이를 만들기 위해 그들은 1,500리터의 신선한 우유를 들인다. 정말 엄청난 양의 우유가 들어가지만 결과물은 작은 치즈 한 덩어리인 것이다. 에멘탈 치즈는 원반형의 고소한 치즈로, 한국에서는 신라호텔에서 직영하는 레스토랑에서(식당 이름이 뭐였지) 맛 본 기억이 난다. 그 외에 우리나라에서는 도미노피자 메뉴 중 트리플 피자에 에멘탈 치즈가 들어가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카펠교가 바라다보이는 기차역 근처 다리 위에서는 몇몇 아이들과 할아버지가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할아버지가 대를 당기니 고기가 낚여 올라온다. 표정이 흐뭇하신데- 덩달아 나까지 웃게 된다. 분명히 어젯밤엔 야외카레스였던 이 곳이 언제 그랬냐는 듯, 온갖 꽃, 야채, 과일을 파는 시장으로 변모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현지인의 생활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이기에 골목 구석구석을 걸어다녔다. 향기로운 루체른의 아침 공기다.
호텔로 돌아가니 동생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아침을 먹는데 크로아상이 참 맛있다. 베이글에 얇은 햄을 끼우고 체리잼을 발라 먹었다. 오렌지 주스 맛이 좋다. 유럽의 떠 먹는 요구르트는 한국 요구르트가 액체처럼 흐르는 것과 달리 푸딩이나 젤리처럼 뭉쳐있는 질감이 있어 독특하다. 요구르트 뿐만 아니라 잼도 그렇다. 런던에서 잼을 먹을 때는 오래된거거나 불량 혹은 뚜껑을 오래 열어놔 이렇게 된건가 혼자 속으로 생각했는데 이 동네(유럽) 잼은 다 이렇다. 네슬레 사(네슬레가 스위스 회사라는 것을 아시는지?)의 로즈힙 차를 마시고 일어섰다. 호기심에 먹어본 로즈힙 차는 첫 맛은 향기롭고 혀 끝에 남는 끝맛은 시큼하다. 블루마운틴처럼 말이다. 식욕이 없을 때 마시면 좋을 것 같다.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스위스에는 현대 예술 작품들을 전시하는 미술관이 많다. 스위스 예술협회는 예술작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담긴 책을 펴낸다. 온갖 미술관과 박물관을 통해 예술 세계로 빠져들 수 있다. 스위스 전역에 걸쳐 사진 박물관, 제지 박물관, 음식 박물관, 장난감 박물관, 양조 박물관 등 정말 다양한 박물관들이 있다. 스위스의 예술에 초점을 맞춘 국내 기행서도 작년에 발간되었는데 '스위스 예술 기행(이수영 저)'이라는 책으로 스위스의 아름다운 풍광 못지 않게 예술의 향연 역시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헌데, 이 책에는 한 가지 틀린 부분이 있어 짚고 넘어간다. 취리히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자꾸 '스위스의 수도 답게', '수도 취리히'같은 표현이 있어 거슬린다. 예술품을 보면서 '수도니까- 이만한 것 아닌가'하는 선입관이 투영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한데, 스위스의 수도는 취리히가 아니라 베른Bern이다. 아마도 저자가 책을 쓸 때 취리히가 스위스 내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어 수도라 착각한 듯 싶다.
스위스는 유럽연합의 일국이면서 스위스 고유 통화인 프랑chf을 사용하고 있어 스위스 프랑으로 환전해야 한다. 물론, 유로화 사용이 가능한 곳도 있기는 하지만 환차손을 감안한다면 환전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역 근처 은행에 들러 카드로 돈을 인출하고 은행창구에서 잔돈으로 쪼개 두고두고 사용했다. 공중전화는 많지만 전화비가 우리가 방문한 국가들 중 가장 비쌌다. 신문가판대에서 파는 Swisscom 카드를 사용할 수 있으며 대신 통화품질은 가장 깨끗했다. 한국에서 전화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들렸다. 뒤에서 또 이야기하겠지만 통화품질과 라인은 이탈리아가 제일 엉망이었다.
스위스 국민들의 종교 분포는 로마 가톨릭이 46%, 기독교가 40%, 그외에 그리스정교, 신복음주의, 몰몬교, 안식일 재림파, 성공회, 불교, 무교 등이 나머지 13%가량을 메우고 있다. 스위스는 관광산업이 발달하면서 그에 따라 교육기관도 발달해 호텔 산업을 일류로 만들고 있다. 르 로쉬 호텔 경영학교, 시저 리츠 호텔 아카데미에는 매년 전 세계의 학생들이 입학문을 두드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호텔경영을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이 경희대와 세종대에 있는 호텔경영학과를 바라보고 공부하는 걸 많이 봤다. 이제까지 과외했던 아이들이나 학원에서 가르친 아이들도 그랬고. 물론 국내에서는 저 두 대학을 호텔경영학과 중 최고로 치고 있으나, 실상 국내 최고 수준의 호텔 경영진은 거의 대부분 위에 열거한 스위스의 학교나, 미국의 네바다 주립대, 코넬대 출신이 차지하고 있다. 요즘 시대에 학교가 뭐 그리 중요하겠느냐마는 혹시 눈에 보이지 않는 두꺼운 유리 천장이 있지는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스위스 사람들 역시 다른 유럽인들처럼 매년 여름이면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난다. 금요일 오후에는 그 다음날 가족들과 어디로 놀러갈 것인지 계획을 짜느라 꿈꾸는 표정으로 지낸다. 이러한 여행은 가족들을 하나로 묶어주며, 부부에게는 새로운 로맨스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참 부러운 면이었다. 야외에서 가족들과 요리를 하며, 온가족이 호수에서 수영을 즐긴다. 멋진 일상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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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기 27 - Lucern
건 시간 : 2007/09/13 09:09 / 건 곳 : icewall's iceworld 삭제Lucern 7월 12일 아침에 일어나 다들 뮝기적 대다가 누나들과 헤어져 12:10에 유람선 타고 Lucern으로 출발. 세명의 누나들과 헤어지기전; 캠프장 앞에서.. 뒤에 살짝 보이는 배가 우리를 루체른으로 날라 줄 이동수단 우리가 묵었던 코리아 하우스 배타고 가는 길에 있던 이름모를 폭포.. 타고온 배 앞에서 3시쯤 Lucern 도착. Munich가는 기차가 5시가 마지막이라 그래서 숙박을 결정하고, 아침 기차로 떠나기로 함. 다시 캠핑 결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