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이들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가 보다. 쓰레기통에 누가 반쯤 남은 물병을 버리자 냉큼 달려가 주워
챙기는 할아버지를 보기도 했다. 다 떨어진 옷을 입은 노인, 노숙자들이 매일 런던을 떠돌고 있다. 이들
은 아무렇지도 않게 쓰레기통을 뒤져 먹을 거리를 찾아내고, 뭐든 끄집어내 몸에 걸치며 밤이면 술을 마
신다>
런던에 온 지 3일째 되던 날, 거리를 걷거나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는 중간중간 느껴지는 런던의 독특한 향취도 나름대로 매력이 있다고 여기게 되었다. 다른 도시로 이동했을 때는 이 퀴퀴한 냄새도 문득문득 그리워질 것만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23일 오전에는 차이나 타운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아침 시간의 차이나타운은 정말 한적했다. 문을 연 가게도 거의 없었고, 거리에 사람도 없어 황량하기까지 했다.
에서 땅 값이 가장 비싼 곳으로 식당가가 형성되어 있으며 각종 약국, 슈퍼마켓 등이 들어서 있다. 런던
의 노른자위에 해당하는 땅에 들어선 가게들이지만 런던의 다른지역에 비해 물가가 싼 편이라 배낭여행
족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특히 이 상징문 맞은 편에 있는 하얀색 4층 레스토랑 '왕 케이Wang Kei'는 배
낭여행을 하는 이들이라면 꼭 한 번은 들르는 곳으로 유명하다. 한 때 불친절한 레스토랑이라는 명목으
로 기네스북에 올랐다는 말이 있다. 손님한테 접시를 던져준다는 소문이 있어서 내심 기대했지만 동생과
방문했을때 그런 일은 전혀 없었다>
영화, 콘서트 포스터가 붙어 있다 >
차이나타운을 둘러보고 난 후(뭐 볼게 있어야 시간이 걸리지 않겠나) 런던탑으로 갔다. 사실 런던탑은 그 성곽 같은 구조물 안에 박물관을 구현해 놓은 것인데 사실 우리돈 26000원 돈을 주고 들어가기엔 비싼게 아닌가 싶다. 13파운드라는 입장료에서 고작 13이라는 숫자가 주는 무게감이 한화 2만6천원보다는 가볍기도 하고 쉬이 돈의 크기에 대한 감이 잡히지 않아 망설임없이 티켓을 끊기도 하는 것이겠지만, 만약 한국에서 옛 성을 둘러보면서 26000원을 내라고 하면 기꺼이 지불할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을 가졌다.
'런던 탑은 본래 왕실과 요새로 쓰였으나 ...' 로 시작되는 런던 탑의 역사를 읽으면 런던 탑은 유럽의 고성을 방문하는 느낌이 아닐까? 하는 기대감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런던 탑의 실체는 이렇다. '런던 탑'이라고 쓰고 '전쟁 박물관'이라고 읽으면 된다. 성 내에서는 대포, 고문 기구, 각종 무기류를 볼 수 있으며 보석관에서는 왕관이나 지휘봉 등을 통해 영국 왕실의 화려함을 엿볼 수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고 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비추천. 뭐 런던까지 갔는데- 하는 마음이 있다면 한 번쯤은 방문할 수도 있지만 누구라도 두 번 세 번 와보고 싶다는 마음은 들지 않을 듯 싶다.
그렇게 런던 탑을 둘러보고 후문으로 나오면 타워브리지가 보이고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다. 런던을 방문하는 이들은 꼭 이 곳의 아이스크림 맛을 봐야 한다. 많은 관광객과 현지인들이 줄을 서 사먹을 정도로 인기있는 곳으로 소프트 아이스크림 맛이 정말 좋다. with jude 옵션이 붙은 아이스크림은 2.9 파운드(한화 6천원 정도다. 비싸긴 하다)인데 소프트 아이스크림에 얇게 편 초콜릿을 돌돌 말아 막대 형태로 뭉친 초콜릿을 끼워주는 것이다. 이 초콜릿 막대 역시 굉장히 맛있다. 초콜릿 막대가 끼워진 아이스크림을 꼭 먹어야 한다. 아이스크림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라 유럽 각 국을 돌면서 매일 빠뜨리지 않고 온갖 아이스크림을 먹어봤는데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이 곳을 따라올 곳이 없었다. 6천원이 아깝지 않은 맛이다.
런던에 몇 일 있지도 않았는데 버스와 언더그라운드 전 범위에 걸쳐서 One day travel ticket을 이용한 런던의 교통 체계에 정말 충분히 익숙해졌다. 굳이 가는 길을 물어볼 필요도 없이 노선도를 보고 환승을 하고 버스에 올라탄다. 처음 2층버스의 2층 맨 앞 칸에 앉았을 때는 창문에 딱 붙어 거리 구경만 했는데 그것마저도 익숙해져 2층 맨앞자리에 앉아 잡담을 나누는 나를 발견했다. 피카딜리 서커스, 레스터 스퀘어, 트라팔가, 코벤트 가든 주위의 길도 눈에 익기 시작했다.
점심은 차이나 타운의 왕 케이에서 면 요리를 먹었다. 왕 케이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만족도가 그리 높지는 않았다. 배는 부른데 흡족하지 않다는 느낌이었다. 몇 일간 먹은 런던의 음식 대부분이 맛이 참 없었다. 나랑 동생이 민박 부엌에서 간단히 해먹는 샌드위치가 맛이 제일 좋을 정도였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다를거라고 위로하면서 애써 음식을 구겨넣을 때도 있었다.
오후에는 세인트 폴 성당에 갔는데 이날따라 문을 열지 않았다. 사람들이 몰려있어 무슨 일이 있나 싶어 기다리고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고급스런 차가 속속 도착했다. 모르긴 몰라도 높으신 분들인가 보다. 제길- 관광객은 언제쯤 입장가능한지 직원에게 물어보니 월요일에 오란다- 당장 일요일이면 해협을 건너 벨기에로 건너갈 유로스타를 이미 예약해두었는데.
제어방식 시스템으로 운행된다. One day travel ticket으로 이 녀석까지 이용할 수 있다>
그리니치 천문대로 발길을 돌렸다. 본래 그리니치에 방문할 생각은 없었다. 세인트 폴에 올라 런던 시가지를 내려다 볼 계획이었기 때문에 그리니치를 뺀 것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여유가 생겨 그리니치로 향했다. 지구의 같은 모형 두 개가 떡 하니 있는 문 앞에서 동생이 그리니치 천문대 입구라고 이야기를 해서 그 말을 믿고 사진을 팡팡 찍고 안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건 뭔가 아니다 싶은 느낌? 그런 정경이 펼쳐져 있었다. 풀밭에 젊은이들이 둥그렇게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뭐지 이건 싶어서 안내도를 보니 여긴 그리니치 천문대가 아니라 그리니치 대학이다. 아까 찍은 사진은 그리니치 천문대 입구가 아니라 그리니치 대학 정문을 그리니치 천문대랍시고 찍은 게다.
세계의 시간이 이곳 천문대의 시간에 따라 맞춰지고 있다는 사실만 제외하면, 뭐 별로 볼 건 없다>
5시 10분에 내셔널 갤러리에 도착해 정신없이 그림을 구경했다. 폐장시간이 금방 다가와 1시간 동안 거의 뭐 주마간산 격으로 그림을 훑고 나왔다. 그리니치에서 쓸데 없이 시간 보내지 말걸 하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림을 제대로 내 가슴 속에 담지 못하고 나온 느낌이었다.
가 커다란 도약을 꿈꾸며 기량을 연마하고 있는 연주자들이라고 한다>
샌드위치에 끼워 먹을 슬라이스햄, 열대 과일 주스를 사서 민박으로 돌아왔다.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고 일지를 써놓고는 잠시 휴식을 취하고 저녁 9시 반 정도에 차이나타운, 레스터스퀘어를 쏘다니기로 했다. 토요일이라 아까부터 온 동네가 들썩들썩 들뜬 분위기인데다 도처에 사람들이 넘쳐 흘러 볼거리가 많을 것 같았다. 30분만 자고 가야지.
그렇게 나와 동생은 잠깐 누웠는데, 눈을 뜨니 새벽 4시.. -_- 결국, 런던에 와서 제대로 본 야경은 런던에 도착한 첫날의 그것이 전부였다. 아아악-
짧은 시간이었다. 런던의 우울한 날씨에 집 없이 거리에 나앉은 하층민들의 모습은 그다지 좋은 풍경은 못되지만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게 이끌어 준다. 이곳에서는 삶의 본질에 근접할 수 있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어떤 펍의 의자는 중세 성에서 가져온 것이며, 어떤 찻집의 의자는 중세시대 때부터 써온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영국 부모들은 자녀가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실컷 놀겠다고 결정해도 다른 나라의 부모에 비해 크게 놀라지 않는다. 영국인들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최대한 효율적이고 치열하게 살아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이 없다. 그리고 빠른 속도를 중시하기 보다는 느리더라도 제대로 가기를 희망한다. 영국인들은 돈을 벌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을 방종이라 여기지 않는다. 도리어 많은 부모들은 자녀가 직장을 갖기 전에는 여행 등을 통해 삶의 많은 단면을 직접 체험하고 느껴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숙련된 웨이터는 교사가 받는 월급의 거의 두배를 받는다. 시간을 가지고 충분히 여유있게 둘러보아야 런던을 어렴풋이나마 알 수있을 것 같다.
때 버스가 멈추자 신호등의 빨간불 초록불 그림과 눈높이가 같아져 뭔가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즈가 그려져 있으며 바삭바삭한 파이 껍데기에 쇠고기와 콩, 팥이 듬뿍 담긴 파이가 유명하다. 히라이
다카코와 이소다 가즈이치의 책에 소개된 'The Sherlock Homes'가 바로 이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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