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러의 맛있는 이야기

배낭여행

런던, 낯선 땅에서 호흡하다 - 2007.6.22

  유럽여행길에 오르면서 두 개의 가이드북을 가져갔다. 하나는 국내 여행서 중 가장 높은 판매부수를 올리고 있는 '이지유럽', 그리고 다른 하나는 학교 교수님의 강력한 추천으로 '론리 플래닛'을 가져갔다. 이지유럽은 내 가방에 챙겨 넣었고, 동생에게 론리플래닛을 주면서 챙겨넣으라고 했더니 이지유럽이 훨씬 더 좋은 것 같다고 투덜거리면서 쟁여넣었다.

  하긴 딱 보기에 편집상태의 차이가 심하긴 했다. 이지유럽은 사진도 많고 깔끔한 도표와 컬러인쇄, 그리고 전반적으로 매끄럽게 다듬어진 디자인을 보여주었는데 론리플래닛은 지도가 이지유럽보다 복잡하고 모두 영문표기로 된데다 사진은 거의 없고 글씨만 빼곡한 여행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겉보기만으로 그 실속을 판단할 수는 없는 법. 여행 가이드북에 대해 무엇을 느끼고, 어떤 것이 중요한지 현지에서 체감한 각각의 장단점은 이탈리아에 와서야 파악하게 되었다(가이드북 이야기는 이탈리아 여행기 이후 계속 이어가겠다).

  뭐랄까, 런던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접한 영국인들의 인상은 차분하고 예의바른 모습이었다. 여행 중반부에 방문했던 이탈리아 청년들은 동양 여자들에게 노골적인 관심을 표하고 여자 입장에서는 위협적이다라고 느낄정도로 적극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영국에서는 그런 모습을 거의 보지 못했다. 영국 청년들이 도와주겠다고 하는 말은, 말 그대로 그저(just) 도와주겠다는 말에 그치는 것 같았다. 물론, 짧은 기간 본 것이기에 정확히 맞는 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신사의 나라라는 이미지 때문에, 그리고 내가 본 광경들이 운좋게도 내가 가지고 있던 기존의 이미지에 맞아떨어지는 것들 일색이어서 이렇게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옷깃을 스치기만 해도, 혹은 서로 다른 방향에서 걸어오다가 조금 부딪힐 '뻔'만 해도 웃으면서 "익스큐즈 미(Excuse me)"나 "쏘리(Sorry)" 라는 말을 건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영국이 과연 신사의 나라냐 하는 데에는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우뚱거릴지도 모르겠다. 신사의 나라라는 이미지는 오랜 기간 동안 국가 전체가 나서서 후천적으로 만들어낸 이미지에 가깝고, 영국인들 내부에는 거친 호전성이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호전성은 축구경기를 통해서도 가늠해볼 수 있는데, 그동안 영국과 세계 언론은 축구에 대한 소식을 다룰 때 축구 경기에서 득점을 한 내용보다 단순한 응원 사고를 넘어 사상자까지 일으키는 요란한 팬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보도했다. 특히나 영국 축구팬들은 너저분한 행동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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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박 집 현관 앞에서>

  그다음으로 런던에 도착해 인상적이었던 것은, 런던 특유의 냄새였다. 히드로공항에서 코벤트 가든 역에 가기 위해서 언더그라운드(피카딜리 라인)를 타야 하는데 의자에 앉아 있는 내내 풍겨오는 냄새가 은근히 진했다. 나는 처음에 그게 지하철에서 나는 냄새인가보다 했었다. 하지만 그 냄새는 코벤트 가든 역에 내려서도 이어졌고, 3박 4일동안 런던에 머무르면서 알았다. '런던의 향기구나.'(좋게 말하면)

  전부터 알던 사람은 알겠고, 눈치 빠른 사람은 눈치 챘겠지만 런던에서는 우리나라에서처럼 지하철을 subway라고 하지 않고, underground라고 한다(Subway라고 하면 현지인들은 못알아듣는듯). 그리고 일반인들은 튜브(Tube)라고도 한다(지하철 안쪽이 원통형으로 생겨 튜브같이 생기긴 했다). 난 이탈리아에서 메뜨로를 표시하는 M같은 것보다 둥근 원형의 언더그라운드 표지가 왠지 정감이 간다.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오는 느낌이고 말이다. 그나저나 이 튜브라는 것이 내부가 상당히 좁다. 그래서 다리가 긴 사람은 다리를 뻗으면 반대편 의자에 올려놓을 수 있으니 다리 길이에 자신 있는 사람은 시험해봐도 좋다.

  어찌되었건 21일에 런던에 도착해 야경을 한번 보고 나서 늦게 잠들었다. 10시가 넘어야 해가 지는 모습이 신기했다. 낮이 길다니, 이건 뭔가 이득 보는 느낌이다. 새벽 4시에 어슴푸레한 빛이 창가로 비쳐 잠이 깼는데 5시정도부터 밝아오기 시작했다. 샤워를 하기 위해 수건을 들고 샤워실로 갔다. 물이 석회질이 많아서 그런지 아무리 샴푸를 문질러도 거품이 제대로 나질 않아 자꾸만 샴푸 펌핑을 몇 번씩이나 더 했다. 영국 샴푸라 그런건가 싶어 혹시- 하고 가져갔던 내 샴푸를 꺼내봤지만 허사였다. 어거지로 잔뜩 거품을 내고 헹구는 일은 더 큰 문제였다. 이번에도 영국 물 탓인가? 잘 씻겨지지 않았다. 제대로 씻어내기 위해 정말 긴긴 샤워를 해야만 했다.

  샤워를 하고, 1층의 식당으로 내려갔다. 우리가 묵은 민박은 식당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고, 식빵, 계란, 우유, 각종 잼류가 제공되었는데 셀프였다. 식빵 몇 개를 토스트기에 넣고 계란후라이를 하고, 컵엔 우유를 따라두었다. 그리고 한번은 오렌지 마멀레이드, 한 번은 초콜릿 맛 버터를 발라 두 개의 토스트를 먹었다. 본래 나는 이런 식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위생팩에 담아 가지고 다니다가 길거리에서 점심으로 대체하려 했었는데 몇 입 베어먹지 못한 채 우웁, 이건 도저히 두 끼니 연속 식사로는 못먹겠구나 하는 생각이 엄습해왔다. 식빵에서는 아까 말한 런던 특유의 향취가 났고, 우유 역시 뭔가 독특한 맛이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난 이 녀석들을 영국의 맛이라고 지칭했다.

  서울에서 한 개에 백원 하는 면도기를 가져왔었는데, 런던에 도착한 다음 날 아침 코벤트 가든 역에서 홍보 차원에서 질레트에서 새로 만든 면도기를 나눠주고 있었다. 나중에 스위스, 프랑스에서 대형 마트에 음식거리를 사러 갔을 때마다 동일한 물품을 발견했는데 한화 13000~14000원 정도에 달하는 가격이었다. 캬캬! 덕분에 우리는 한국에서 가져온 면도기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채 고스란히 가져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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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녀석이 바로 그 질레트 면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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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가져왔던 백원짜리 면도기. 상대적으로 초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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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라팔가 광장과 바로 맞닿아 있는 내셔널 갤러리, 날씨가 우중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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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의 버스표 발매기>

  동생도 빵 맛을 보더니 내 의견에 쉽게 동의해 결국 점심은 밖에서 사먹기로 하고 보조가방과 카메라를 챙겨 밖으로 나왔다. 트라팔가 광장이 금방 나왔다. 민박 위치가 정말 마음에 든다. 샤워시설과 이런저런 사항만 빼면 말이다. 숙박에 대해서는 뒤에서 언젠가 좀 더 공간을 할애해 이야기를 한자락 늘어놔야겠다. 여행을 다녀온 후 숙박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할 얘기가 있으니까. 어찌되었든 우리는 오전에 빅벤을 보기 위해 쭉- 걸었다. 오전 9시 30분이 지나야 off-peak 할인 적용을 받아 더 싼 값에 One day travel ticket을 살 수 있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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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털루 역으로 가 24일 벨기에 브뤼쉘로 이동하기 위한 유로스타를 예약했다. 유레일패스를 소지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해(유레일 소지자 할인 적용을 받지 않으면 가격 차이가 정말 심하다) 50 X 2(나+동생) 파운드를 지불했다. 홍보책자 설명에 따르면 유로스타는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도버해협의 해저터널을 300km의 속도로 통과하는 특급 열차로 런던에서 브뤼셀까지 3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교통 수단이었다. 유로스타 예약 전에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이지젯이나 라이언에어 같은 저가형 항공을 이용해 대륙으로 건너갈 수도 있겠지만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하는 데에도 추가적으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는 반면,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유로스타를 이용할 경우 시내 중심부에 있는 역으로 바로 도착해 훨씬 더 편리하다는 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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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털루 역에 있었던 크리스피. 한국에서처럼 공짜로 하나 주는 일은 전혀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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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중충한 날씨의 템즈강, 런던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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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인파 속에서 연인의 무등을 타고 사진을 찍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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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날씨는 정말 제멋대로다. 5분동안 비가 내리더니 언제그랬냐는 듯 환해지고, 또 얼마못가 금방
  이라도 소나기가 내릴 듯 먹구름이 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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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킹엄 궁전에서는 근위병 교대식을 봤다. 곳곳에서 한국말- 특히 구성진 사투리가 들려온다. 온갖 외국어 속에서 유독 우리말 사투리가 귀에 쏙쏙 잡혀온다. 왕실은 이 나라의 상징적인 존재다. 왕실이 직접 정치에 관여하는 것은 아니나, 영국인들은 여전히 왕실에 대해 강한 애정을 가지고 있고, 관광객들은 이들을 보기 위해 버킹엄 궁전으로 몰려들고 있다. 매스컴은 영국 왕실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따라갈 준비가 되어 있는 듯 하다.

  여름에는 매일 오전 11시에 근위병들의 행사가 시작된다. 교대식은 11시 15분에 시작한다. 물러가는 근위병이 왕실의 열쇠를 건네주면 새로운 보초병들이 느린 음악에 맞춰 자신들의 자리에 가 서는 것이다. 곰 가죽 모자에 주홍색 상의를 착용한 병사들을 통해 영국 왕실의 과거 화려했던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병사들은 수많은 관광객들이 자신들의 코 앞에서 사진을 찍어대도 꿈쩍하지 않도록 훈련받았다.

  영국의 날씨는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에 늘 화제가 되어왔다. 영국에서는 건조하고 따뜻한 날이 드물다. 차갑고 음산하게 뿌리는 느낌으로 살짝씩 비가 내리다가 이내 그치곤 한다(과장하지 않고 이 날은 정말 5분 동안 비가 내렸다가 5분동안 해가 쨍쨍 내리 쬐었다가를 반복했다). 그것이 이 곳 버킹엄 궁을 방문했을 때 유독 심했다. 정말 날씨 변덕 심하다. 가랑비가 올 때 우산을 펴는 사람은 보통 관광객이고 현지인들은 보통 그냥 맞고 다닌다. 어차피 몇 분 못가 그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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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인트 제임스 파크의 화려한 문. 세인트 제임스 파크는 영국 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원으로 손꼽힌다.
  찰스 황태자가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공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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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심히 뭔가를 줍고 있는 다람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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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이 마주쳤다. 으오옷- 너무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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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바라본 버킹엄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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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인트 제임스 파크의 연못. 수많은 백조, 오리, 펠리컨을 볼 수 있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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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James Park에서 거닐다가 대영박물관에 들렀다. 영어로는 British Museum일 뿐이니 굳이 대영이라는 거창한 호칭으로 불러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이라는 국가명에 일본은 '쌀 미' 자를 쓰는데 우리만 '아름다울 미'를 써주는 것과 마찬가지인 격이니까. 입장료가 없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영국 유물은 얼마 없고 대부분 세계 각지에서 약탈한 전리품 위주로 전시되어 있다. 그러니 당연히 무료 입장이어야 한다.

  근처 식당에서 take out으로 로스트 비프와 피쉬 앤 칩스를 샀다. 바깥에 내걸린 메뉴판 가격을 보고 들어갔는데 일단 자리에 앉으면 가격이 1.3~1.5배정도는 더 비싸(손님을 끌기 위해 바깥에 내걸고 있는 가격은 대부분 take out 가격 기준이다) 그렇지 않아도 높은 물가에 부담스러움이 밀려와 포장을 부탁했다. 그런데 얘네 음식 정말 맛없다. 영국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라기에 먹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피쉬 앤 칩스(Fish and Chips)는 말 그대로 생선과 감자튀김이다. 생선은 그냥 튀겨 생선까스를 만든 것이고 감자 튀김 역시 그냥 감자를 숭숭 썰어 튀겨낸 것이다. 간단한 서민 요리로 조금만 주변을 둘러보면 파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북쪽 지방의 피쉬 앤 칩스가 더 맛있다고 한다. 로스트 비프(Roast beef) 역시 그냥 소금 간을 한 고기를 구워낸 것인데 맛은 없었다. 동생은 로스트 비프가 그래도 그나마 괜찮다며 맛있게 먹었다. 나는 투덜투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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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itish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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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카드 쓰는 법을 몰라 한참 헤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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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이한 모양의 지하철 손잡이, 그리고 지하철 노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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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 환승 통로. 사진만 보고 있어도 런던 지하철 냄새가 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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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작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이제는 Underground 표지판이 낯설지가 않고 런던 지하철의 "Mind the Gap"이라는 기내 방송도 익숙하다(한국 지하철의 Watch your step보다 좀 더 에둘러 표현한 듯한 인상이 든다, 모든 걸 에둘러 표현하길 좋아하는 영국답다고나 할까). 환승하는 일도 크게 신경쓰는 일 없이 가능할 정도로 익숙해졌다. 런던 지하철은 자주자주오고(조금 기다릴라 치면 다음 열차 도착한다. 마찬가지로 열차를 타면 출발하는가 싶더니 금방 다음 역에 도착한다. 10초정도 가서 도착하는 경우도 많다. 어떤 면에서는 정말 편하다. 역과 역 사이의 간격이 좁다) 금방 문을 열고 금방 다시 닫아 버리는 것이 특징이다.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억 파운드를 들여서 개선했다는데도 런던 지하철은 깨끗한 편이 아니다. 가격 면에서는 런던보다는 파리나 로마의 지하철이 더 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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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물체(?)들이 바로 영국의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 피쉬 앤 칩스. 딱 봐도 맛 없게 생기지 않았나>

  영국의 물가는 살인적이다. 영국에서 사용하는 모든 돈을 계속 머리 속에서 우리돈으로 얼마에 해당하는지 환산해야만 했다. 모든 것이 비쌌다. 그나마 식료품- 특히 직접 샌드위치나 토스트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우유, 빵 등은 싼 편이다. 지하철 한 번 탈 수 있는 싱글 티켓이 우리돈으로 8천원 가까이 하고 참치와 야채 조금 넣은 얇디 얇은 바게트가 만 원 선이었다. 맛은 뭐 그저 그렇다.

  아까의 그 맛없는 로스트 비프와 피쉬 앤 칩스로 저녁을 때우고, 좀 쉬다가 어둑어둑해지면 레스터 스퀘어에 가보기로 하고 잠깐 낮잠잔다는 것이 오후 내 자버려 11시 30분에 깼다. 나와 내 동생은 동시에 '흐어어어어어어얼'이라고 외치고 다시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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